뒷목이 뻐근한 게 단순히 담이 걸린 걸까요? 당신이 몰랐던 '근막통증증후군'의 진실
목이나 어깨가 뻐근해서 마사지를 받고 파스를 붙여봐도 그때뿐, 며칠 뒤면 다시 돌덩이처럼 딱딱해지는 경험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이를 단순한 피로나 '담' 정도로 치부하고 넘깁니다. 하지만 이 통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그리고 통증 부위를 눌렀을 때 연관 없는 두통이나 팔 저림이 느껴진다면, 이는 단순한 근육통이 아닌 '근막통증증후군(Myofascial Pain Syndrome)'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오늘은 현대인의 고질병이라 불리지만, 정작 제대로 된 치료법을 몰라 만성 통증으로 키우게 되는 근막통증증후군의 원인부터 최신 치료 트렌드까지 깊이 있게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 근육이 아니라 '근막'이 문제다?
- 단순 근육통 vs 근막통증증후군 구별법
- 왜 낫지 않고 재발할까? (최신 연구 관점)
- 병원에서 시행하는 전문적인 치료법 (TPI, 수압박리술)
- 집에서 할 수 있는 실질적 관리법
- 참고하면 좋은 전문 자료
1. 근육이 아니라 '근막'이 문제다?

우리는 흔히 근육이 뭉쳤다고 표현하지만, 사실 통증의 핵심 원인은 근육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인 '근막(Fascia)'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막은 마치 소시지의 껍질처럼 우리 몸 전체의 근육과 장기를 감싸고 있는 결합 조직입니다.
잘못된 자세나 스트레스로 인해 이 근막이 위축되거나 유착되면, 근막 내의 근육 섬유가 단단한 띠(Taut band)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곳에 노폐물이 쌓이고 혈류가 감소하면서 '통증 유발점(Trigger Point)'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바로 근막통증증후군의 핵심입니다. 쉽게 말해 근육이 숨을 쉬지 못하고 꽉 조여진 상태가 지속되는 것입니다.
2. 단순 근육통 vs 근막통증증후군 구별법
일반적인 근육통은 며칠 휴식을 취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하지만 근막통증증후군은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연관통(Referred Pain)'의 존재 유무입니다.
혹시 어깨의 승모근을 꾹 눌렀는데, 뜬금없이 관자놀이가 지끈거리거나 눈이 뻐근해지는 경험을 해보셨나요? 혹은 엉덩이 근육을 눌렀는데 다리가 저릿한 느낌이 드셨나요? 이것이 바로 연관통입니다. 통증 유발점을 자극했을 때 신경 경로를 따라 전혀 다른 곳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현상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분들이 목 디스크나 허리 디스크로 오인하여 MRI 촬영을 하기도 하지만, 뼈나 신경에는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듣고 답답해하시곤 합니다.
3. 왜 낫지 않고 재발할까? (최신 연구 관점)
최근 통증 의학계에서는 근막통증증후군이 만성화되는 이유로 '중추 신경계의 과민화(Central Sensitization)'와 '비타민 D 부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 우리 뇌는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변합니다. 즉, 실제로는 조직 손상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뇌가 이를 심각한 통증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실내 생활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흔한 비타민 D 결핍이 근육의 회복력을 떨어뜨리고 통증에 대한 민감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자세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양 불균형과 신경계의 변화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단순 마사지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입니다.
4. 병원에서 시행하는 전문적인 치료법
만약 스트레칭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의학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근육 이완제 처방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법들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 통증 유발점 주사(TPI): 가장 전통적이면서 확실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뭉친 통증 유발점에 직접 국소 마취제나 식염수를 주사하여 단단한 띠를 물리적으로 끊어주고 순환을 돕습니다.
- 체외충격파(ESWT): 강력한 충격파를 병변 부위에 가해 미세한 손상을 일으키고, 이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혈류량을 늘려 조직을 재생시키는 원리입니다. 만성적인 근막 통증에 효과적입니다.
- 초음파 유도하 근막 수압박리술(Hydrodissection): 최근 주목받는 치료법입니다. 초음파를 보면서 유착된 근막 사이에 약물을 주입하여, 들러붙은 근막을 떼어내 공간을 만들어주는 시술입니다. 신경이 눌리는 것을 해소하는 데 탁월합니다.
5. 집에서 할 수 있는 실질적 관리법
전문 치료와 병행하여 생활 습관을 교정하지 않으면 재발은 시간문제입니다. 다음 세 가지는 반드시 지켜주세요.
첫째, '능동적 이완'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가만히 있는 휴식보다는 테니스 공이나 폼롤러를 이용해 통증 유발점을 정확히 찾아 10~20초간 지그시 눌러주는 압박 마사지가 효과적입니다. 너무 강하게 문지르면 오히려 근육이 긴장하므로 '시원하면서도 약간 아픈 정도'를 유지하세요.
둘째, 따뜻한 습포 찜질입니다. 근막은 젤라틴과 같은 성질이 있어 따뜻해지면 유연해집니다. 샤워 시 뜨거운 물줄기를 아픈 부위에 대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셋째,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 보충입니다. 근육은 수분이 부족하면 쉽게 경직됩니다. 하루 2리터 이상의 물과 함께 마그네슘, 비타민 B군, 비타민 D를 챙겨 드시는 것이 근본적인 회복력을 높여줍니다.
6. 참고하면 좋은 전문 자료
더 깊이 있는 의학 정보가 필요하시다면 아래의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의 자료를 참고해 보시길 권장합니다.
- MSD 매뉴얼 (일반인용): 근막통증증후군의 정의와 치료에 대한 알기 쉬운 설명
- 대한재활의학회 홈페이지 바로가기: 근골격계 통증에 대한 전문 칼럼 및 질환 정보
근막통증증후군은 불치병이 아닙니다. 다만, 내 몸이 보내는 '휴식과 관리'의 신호를 무시했기 때문에 생긴 결과입니다. 오늘부터라도 딱딱하게 굳은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시는 건 어떨까요?